[헬스 스타트업] 스포츠 헬스테크놀로지 피에트 민은주 대표 인터뷰
건강 관리 솔루션을 내세운 온라인 플랫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구독을 하면 운동·식단·수면·스트레스 등을 잘 관리하게 만들어준다는, 주로 앱 기반 플랫폼들이다. 취지는 좋으나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솔루션이다보니, 뭔가 손에 딱 잡힌다는 느낌이 없다. 헬스클럽 전문 트레이너가 운동 자세를 직접 잡아 주고, 식단 관리를 독려하는 등의 오프라인 관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우리는 체감하지 않았나. 이런 니즈를 충족시킬만 한 건강 관리 플랫폼이 등장했다. ‘피에트(FIET)’다. 피에트는 평범한 건강 관리 플랫폼이 아니다. '기능성 웨어'를 접목했다. ‘스마트 룹 웨어’라는 이름의 기능성 웨어는 최근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 에서 혁신상을 3개나 받았다.
신체에 밀착되는 운동복을 입고 운동을 하면 동작이 데이터로 기록, 사용자 개별 맞춤형 운동 처방이 가능하다. 피에트(FIET)는 ‘Fit from diet’의 약자로, 비만관리 서비스 기업 쥬비스의 자회사다. 지난해 2월 출범했다. 민은주 대표는 베스트바이에서 사내 벤처 관리 매니저를, 삼성전자에서는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를 만나 피에트의 ‘손에 잡히는 웨어러블 솔루션’에 대해 들었다.
-스마트 룹 웨어, 어떤 옷인가?
신체에 직접 착용이 가능한 헬스 기술이 포함된 스마트 의류다. 운동 기능성을 높여주는 피트니스 웨어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운동까지 제공해준다. 피에트 AI 시스템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자이로 가속기(Gyro accelerator)’ 센서를 이용한다. 여기에 운동 효과를 배가시키는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기술을 탑재했다. 옷 원단의 압박으로 신체와 근육의 떨림을 잡아주는 컴프레션(Compression) 기술까지 내장, 부상을 막고 운동 효과를 높였다.
스마트 룹 웨어는 피에트 앱과 연동돼 사용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맞춤형 운동을 통해 관련 근육을 효과적으로 단련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들이 주목 받는데, 정말 입는 스마트 운동 기기가 나온 것이다.
-CES 2023 혁신상 3관왕을 차지했다?
CES에서는 몇 년 전부터 웨어러블 테크놀로지(wearable technology)를 지속적으로 조명해왔다. 우리는 진정한 웨어러블은 입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맞춤형 운동 가이드를 의류에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 센서 기술을 이용하면 표준화되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사용자 맞춤형 운동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실제 움직임과 속도를 감지하는 자이로 가속기 센서는 전자 제품에 흔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다. 근육에 전기자극을 가해 운동 효과를 높이는 EMS도 마찬가지다. 망치처럼 생긴 도구를 몸에 붙여 운동을 하면 운동 효과가 배가된다고 해서 현재 스포츠센터 등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원래 사용되던 두 기술을 ‘옷’에 입힌 것이 바로 스마트 룹 웨어다. 옷에 심은 센서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데이터화 하고 근육의 질을 평가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시도가 세계 최초라 인정을 받은 것 같다. CES는 수상 발표에 보통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피에트는 10일 만에 연락을 받았다. 점수가 높았다고 한다.
-스마트 룹 웨어에는 컴프레션 기술도 들어가 있다?
보기엔 평범한 운동복 같지만 고탄력 소재를 이용해 몸에 밀착되면서 대근육 움직임에 저항하는, 마치 테이핑을 한 것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작을 취할 때 근육의 움직임에 반대되는 원단 특성 때문에 저항성 운동 효과를 높이고, 부상을 막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운동복처럼 편하게 입고 운동을 하면 되는 것인가?
그렇다. 처음 측정할 때 입고, 7개 동작을 각 5개 세트씩 15분간 진행한다.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몸의 유연성과 근지구력, 근력 등을 분석해서 점수로 산출, 개선이 필요한 신체 부위를 보여주고 맞춤형 운동 솔루션을 제안한다. 2주간 주 5일, 하루 20분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 해야 한다. 하루 20분만 해도 되는 건, EMS 기술 덕분이다. 전기 자극으로 근육 수축·이완을 효율화하는데, 운동을 병행하면 20분의 짧은 시간에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주가 지난 후에는 똑같은 7개 동작으로 재측정해 호전 부위를 신체 부위별로 분석하고 변화를 점수로 보여준다. 운동을 한 번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돕는다.
-운동 진단과 맞춤형 솔루션은 누가 제공하나?
모든 운동과 관련해서는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인 홍정기 교수와 함께 진행했다. 각각 신체 조건이 다른 잠재 고객 대상으로 4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모아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더 많은 사용자의 데이터가 쌓이면 맞춤형 운동 솔루션이 더 정교해질 것이다.
-피에트 앱엔 운동 말고 다른 건강 솔루션도 있다?
그렇다. 피에트는 운동과 함께 핏매니저들이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 통합적인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습관의 루틴을 잘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라’ 보다는 ‘언제’에 주목한다. 규칙적인 것에 집중하다보면 저절로 습관이 된다. 예를 들어, 기상 후 2시간 이내에 가벼운 운동, 햇볕 쬐기를 권한다. 이런 움직임만으로 15시간 후에 쾌적한 수면을 할 수 있기 때문. 밤새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동적으로 지방은 쓰지 않고 저장하는 모드가 되기 때문에 꼭 아침 식사를 하라고 한다. 점심 식사도 오후 1시 이전에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야간 운동은 수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후 5~ 6시쯤 운동할 것을 권한다.
-식단 사진을 찍어 관리한다?
식단 사진을 찍으면 업로드가 바로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칼로리가 자동 계산이 되지만, 칼로리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9대 영양소를 기반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식사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간식도 추천한다. 앞으로는 사용자가 매끼 고민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추천 식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매일 체중을 재면서 BMI, 체지방량, 근골격량을 알려준다. 하루 필요 에너지 섭취량과 섭취 영양소 균형 목표를 제안하고, 식단 사진을 찍기만 하면 섭취량과 영양성분을 분석해 남은 끼니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피에트 서비스 비용이 궁금하다?
4주 이용 비용은 핏매니저 관리를 포함해 12만 9천 원이다. 하지만, 몸에 체득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최소 100일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3개월 프로그램은 19만 9천 원으로 월 6만 6천 원 정도이다. 지난 1월 17일 런칭 후 앱 다운로드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현재 핏매니저는 몇 명인가?
운동·영양·식단·심리 솔루션을 1:1 맞춤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핏매니저가 12명 있다. 어떤 사례에도 컨설팅이 가능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했다고 자부한다. 어떤 사용자가 습관 형성이 잘 되지 않으면 핏매니저들이 함께 적용 방법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 고객의 행동을 기반으로 한 넛지 설계를 적용해 컨설팅 성공률을 높인다.
-피에트의 미래는?
현재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피트니스 센터나 강사들이 데이터 기반의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B2B 플랫폼을 만들어서 글로벌화 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은 10년 전부터 데이터 기반의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피트니스 센터 등 몇몇 브랜드와 협업할 계획이다.
-AI 기반의 ‘스포츠 헬스테크놀로지’, 전망은?
앞으로 스포츠, 피트니스 분야에 ‘데이터’ 적용이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관련 종사자라면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별 문제, 개선이 필요한 부위, 원인 등에 대해 진단하고 맞춤 운동을 제안하며 개선 변화를 데이터로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과거 미국에는 보디빌딩과 같은 퍼포먼스 운동이 대세였는데, 요즘은 건강 관련 피트니스 영역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과학적으로 바뀌었다. 운동 전에 신체 정보, BMI, 체지방량, 근골격량까지 알아야 하는 추세다. 피에트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의 관리 지침인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신체조성의 다섯 가지 지수는 물론 BPM(심박수), HRV(심박변이도) 등을 기준으로 사용자 관리를 하고 있다. 이것이 스포츠 헬스테크놀로지의 한 사례다. MZ 세대 중 42%가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는데, 만보기 기능만 사용하는 사람이 50%였다. 운동 능력을 말할 수 있는 BPM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피에트가 과학적이며 맞춤형 운동 관리가 가능한 제품 설계 등을 통해 스포츠 헬스테크놀로지가 뿌리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출처: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22102023[헬스조선뉴스=이금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