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스마트헬스

관련뉴스

스마트헬스케어와 관련된 언론 보도자료입니다.

[신년특집] 대학병원이 요양병원에 파견하는 '만능 로봇'

관리자 2023-01-31 조회수 112


 

입원 생활을 안내하거나 의료진과의 영상 통화를 연결해주는 로봇이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13층 병동에선 비대면 다학제로봇 ‘만능이’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만능이는 말 그대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수술 전 안내 사항이나 입원 생활 등 환자 교육이 필요하면 만능이가 직접 환자 침상에 가서 영상을 보여준다. 자리마다 스크린이 있는 신축병원이 아닌 이상 간호사가 직접 태블릿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영상을 보여주고 다시 가져와야 하는데, 만능이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른 과와 협진이 필요하거나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환자 상태가 악화됐을 때도 만능이가 출동한다. 의사는 만능이의 카메라를 통해 의사가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다른 과 의사와 소통한다. 더불어 방역과 순찰도 수행한다.


만능이는 오는 5월 한림성심대병원 협력 요양병원에도 '파견'된다. 요양병원 환자 중 전문의 소견이 필요한 경우 만능이를 통해 한림대성심병원 의료진의 의견을 구한다.



 

한림대성심병원은 현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서비스 로봇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병원 중 가장 많은 수의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안내 로봇 2대, 배송로봇 6대, 방역로봇 2대, 비대면 다학제 로봇 1대, 재택치료를 위한 홈케어 로봇 17대로 총 28대이다. 2차년도가 되는 올해에는 44대를 추가 도입하면 한림대성심병원에서 근무하는 로봇을 5종 72대로 늘어난다.


한림대성심병원이 많은 수의 로봇을 활용하는 이유는 병원 맞춤형 로봇을 제작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기성복’같은 로봇의 기본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병원에 맞는 개선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최대한 많은 의료인이 로봇 활용의 혜택을 누리게 하려는 이유도 있었다.


기성복도 맞지 않으면 고쳐 입듯이 한림대성심병원은 로봇과 병원 환경, 그리고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 오늘도 ‘부딪치고 깨지고’ 있다.


청년의사는 한림대성심병원을 찾아 의료 서비스 로봇 도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을 살펴봤다.



 

“왜 안내로봇이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나요?”


한림대성심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자율주행으로 로비를 활보하는 안내로봇과 달리 한림대성심병원의 안내로봇 ‘성심이’는 안내데스크 옆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심이 두 대가 1차년도에 수행한 안내 건수는 총 766건이다. 한 대가 하루 평균 1번 이상 길 안내를 한 셈인데 고령층이 타깃이기 때문이다. 고령 환자가 길을 물어보면 간호사와 안내 데스크 직원이 성심이를 조작해 목적지를 안내한다.


커맨드센터 김영미 프로젝트 매니저는 “보통 안내 직원이나 보조 인력에게 안내를 요청하는데 바쁠 때는 그마저도 어렵다”며 “간호사나 안내데스크 직원이 관제 시스템으로 성심이를 불러 어르신을 모시고 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자율주행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흥미 위주로만 활용되지 실질적인 길 안내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보급화가 잘 안 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활용 방안을 제시해야 병원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약제팀 ‘로봇 스테이션’에서는 4대의 배송로봇 ‘나르미’를 볼 수 있다. 그 외에 내시경실 검체 이송용 1대, 병동 간 이송용 1대까지 총 6대가 1차년도에 749건의 이송을 수행했다.


나르미 4대는 환자가 많은 시간대를 피해 오후 4시부터 12개 병동을 오가며 이송을 시작한다. 환자와 나르미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환자가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나르미는 이용하는 약사는 로봇을 조종하는 업무가 새로 늘은 반면 사람을 대하는 스트레스는 줄었다고 답했다.


직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약사의 54%가 로봇 조작이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62%가 단순 업무가 경감돼 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약을 언제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일이 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기자가 직접 13층에 위치한 병동으로 가는 나르미를 따라가 보니, 이송까지 약 9분이 소요됐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이 9분의 시간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초기에는 나르미의 50%만 이송에 성공했다. 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물론 엘리베이터와 바닥 사이의 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을 새로 깔았다. 도착 지점에 장애물이 있으면 오류가 생기는 나르미를 위해 병원 곳곳에 스티커를 붙여 나르미의 지정 자리를 알리기도 했다.


김 매니저는 “가끔 유리에 비친 자신을 사람으로 인식할 때도 있고, 바퀴가 너무 작아 턱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로봇이 상용화 되지 않았기에 거쳐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하지만 지금 잘 해 놔야 다음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미연 커맨드센터장은 병원마다 로봇 도입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10년 전부터 병원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을 맡았는데 의료진이나 직원이 단순 반복 업무에 치어 환자와 눈 맞추고 얘기할 시간이 적다고 느꼈다”며 “데이터와 프로세스는 개선했지만 현장과의 간극이 고민돼 로봇 도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나르미를 따라가 본 적이 있는데, 간호사가 조그마한 약통만 하나 꺼내더라. 예전 같으면 그 하나를 가지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까지 갔어야 했다. 그 광경을 보니 로봇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동안 불편하게 살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당장 다른 병원에 추천하기는 어렵다. 우선 재원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수익 난 병원이 많이 없는데 비싼 로봇을 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로봇 관리를 맡을 인력도 필요한데, 실무진 간 협의뿐 아니라 리더십의 결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사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서기 전에는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의료 서비스 로봇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의 실적을 토대로 의료 서비스 로봇 표준화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센터장은 “정부에서 병원 사례를 모아 가이드라인을 연구해야 한다.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연구지만, 근본적으로 다양한 병원 환경에서 적용되는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다른 차원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로봇 제조사를 위한 표준화 연구도 필요하다. 로봇이 병동에서 길을 막아 응급정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로봇마다 정지 방식이 다르고, 응급정지 후에 바퀴를 움직일 수 있는지도 다 다르다. 의료 서비스 로봇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병원들도 노하우를 공론화해서 로봇 제조사에는 병원에서 필요한 로봇 기능을 알려주고, 병원에는 로봇 도입을 위한 환경 개선 모델 등을 제시해야 한다"며 "집단지성을 통해 향후 서비스 로봇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1693[청년의사=김주연 기자]